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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에가까운

언어의 홍수

독일의피터펜 2018.01.16 08:00

독일에 와서 역시나 가장 시달리는 부분은 언어입니다. 독일어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독일에 도착한 이후로 줄곧 겪는 문제입니다. 영어랑 비슷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독일어는 생각보다 영어와 많이 다르더라고요.

어학원에 다닐 때는 모든 학생이 겪는 현상 중의 하나인데, 그나마 조금 되던 영어조차도 완전히 망가집니다. 영어에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렇게까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자괴감이 들 정도로 망가집니다.

독일어 실력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영어 실력도 조금씩 회복됩니다. 더 좋아지진 않지만,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독일어 실력이 없을 때는 영어가 먼저 튀어나오다가, 독일어 실력이 조금 붙으면, 무의식적으로 독일어가 먼저 튀어나오는 현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어떨 때는 제 두뇌 내부에서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하고 있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아직도 말을 할 때는 독일어보다는 영어가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조금 복잡한 이야기나 감정 상태를 말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게다가 저는 지금 학교에서 교수님 밑에서 조교로 일하며 서는 영어로 소통을 합니다. 집에서는 한국어, 수업은 독일어, 소통은 영어... ㅠㅠ

게다가 제가 사는 곳 주변에는 유난히 폴란드, 러시아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상에서는 폴란드어와 러시아어를 굉장히 많이 듣고 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폴란드어를 배워볼까 싶을 정도이지요. 더욱이 베를린에서 가장 흔한 아시아인은 베트남 사람들이라 베트남어에도 수시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이 늦게 끝나던 어느 날 지하철을 탔는데, 이 모든 언어가 한꺼번에 한 객실에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멀미가 날 지경이었지요. 그때 갑자기 든 생각이 정말 언어의 홍수에 떠밀러 떠내려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가지 욕심이 있다면, 위에 나열한 모든 언어를 한 번쯤은 모두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문득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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