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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독일통일 26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1990년 10월 3일이 독일통일 공식기념일입니다.

저를 가르치셨던 선생님 중에는 베를린 장벽 시대에 서독에서 사셨던 분도 있고, 동독에 사셨던 분도 있습니다. 모두 베를린 장벽 붕괴를 목격하신 분이라서 가끔 그때의 이야기를 해주곤 합니다. 게다가 반 학생들이 전부 외국인이라서 약간은 부담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시는 측면도 있습니다. 가끔은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전래 동화를 듣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젊은 세대는 더이상 동독과 서독의 분단이 머릿속에 있지 않습니다. 대게 30살 이하의 독일인들은 동서독에 대한 이질감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같은 어른들의 머릿속에는 동서독의 벽이 남아 있습니다. 차별적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하여튼 남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지요.

"고향이 어디세요?"
"평양입니다."
"아~, 그렇군요."

에서 "아~," 이 말의 뉘앙스... 아마도 한국이 통일되어도 그런 현상은 비슷할 겁니다. 통일되고 30년 정도 그러니까 한 세대의 시간이 지난 후에도 "아~," 이 느낌. 차별한다거나 비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북한 지역이었다는 구분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울 수는 없겠지요.

이런 비슷한 느낌은 여전히 구세대 베를리너에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아마 저라도 그럴 겁니다. 가난한 동네다, 못 사는 동네다, 그런 식의 비하가 아니라 과거에 그 지역이었다 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만큼 과거에 우리를 사로 잡았던 이념이라는 것은 무섭도록 세뇌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초등학교 시절 "공산당이 싫어요." 학교 웅변대회에서 우승한 기억이 있네요. ^^ 그런 이념이 통일이 되었다고 해서 어느 순간 갑자기 훅~! 사라질 수는 없는 겁니다.

그런데 저런 구분이 이미 구세대인 저에게는 이념의 구분으로 다가오지만, 아마도 신세대의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로만 다가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과거 동독지역이었다. 그래서 뭐?"라는 식이지요. 아이들은 그냥 그 사실만을 받아들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을 뿐, 저처럼 이데올로기적 사고를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완전체 독일 통일을 위해 필요한 시간은 저와 같은 구세대의 인물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독일의 완전체 통일에 필요한 시간은 딱 그만큼 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통일도 서둘러야 하겠지요. 서로가 더 멀어지기 전에... 다시 하나의 완전체가 되기 위해서는 멀어진 시간 만큼 또 그만큼의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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