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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통일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그 이면에는 동독 대변인의 말실수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숨겨져 있습니다.

수업 중에 들은 이야기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하지만 현장감을 더 하기 위해서 약간의 픽션을 넣었습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을지 모르지만, 큰 흐름이 틀리지 않길 바라며 시작합니다.

독일 통일의 결정적인 계기는 동독 대변인의 말실수에서 비롯되었다고 했습니다. 일견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국가의 중대사가 어찌 한 사람의 말실수로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동서독이 분단된 이후 미국의 지원을 받는 서독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동독 지역의 불균형이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쟁의 피해가 없는 미국의 빵빵한 지원을 받는 서독과는 반대로 동독은 전쟁 당사자로서 스스로 몸을 추스르기도 버거운 러시아에서 아무런 지원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지원은 커녕 있던 자원도 뜯어서 러시아로 가져가는 판에 뭔들 제대로 지원해 주겠습니까.

동서독의 불균형이 심해지자 이에 분개한 동독 시민들은 매주 월요일 시위를 벌이는 운동을 했지만, 이마저도 러시아 탱크로 밀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고르바초프라는 인물의 등장으로 변화를 모색합니다. 하지만 동독은 이런 변화마저도 거부했지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외면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임시방편으로 동서독 왕래의 자율화를 서독과 조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회의에 들어가지 않았던 동독 대변인이 급하게 서류만 받고 사전 검토 없이 기자회견을 시작했습니다. 지루하고 따분한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말미에 이탈리아 기자가 나섭니다. (여기서부터 약간의 픽션을 넣겠습니다.)

동독 대변인 : 동서독 왕래에 대한 비자를 조건 없이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지체없이 승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탈리아 기자 : 언제부터 가능합니까?
동독 대변인 : 음... 그게...
(제가 경험했던 이탈리아 친구들은 성격이 밝고 쾌활하며, 성격이 살짝 급합니다.^^)
기자 : 네, 언제부터 가능하냐고요?
대변인 : 음... 잠시만요...(뒤적 뒤적... 땀 찔찔...도대체 저 녀석은 한 시간 동안 뭘 들은 거야?)
기자 : 올해 안에 가능한가요?
대변인 : 잠시만요! (서류에 날짜가 없네... 어쩌지... 미리 보고 온 게 아니라서 어디 있는지 모르겠는데...)
기자 : 얼른 말씀해 주시죠?
대변인 : (에이 모르겠다) 즉시 지금부터! (sofort!)

우와~~

전 세계로 오보아닌 오보가 퍼졌습니다. 그 날 밤 동독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베를린 장벽으로 뛰어갑니다. 국경 검문소에 사람들이 여권을 들이밀면서 지금 당장 통행 하겠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자꾸 모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벽을 흔들기 시작합니다. 당황한 국경 검문소 직원들은 상부에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보지만, 상부 역시도 기자회견에 당황하기는 매 한가지... 수 천 명의 사람들이 베를린 장벽으로 몰려오더니 이제는 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미 통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망치, 곡괭이로 베를린 장벽을 부수기 시작합니다.

1989년 11월 9일, 이렇게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습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말실수로 도화선에 불을 지핀 것이지요. 이후 동독은 통일이라기보다는 공중분해 되어 역사에서 사라집니다. 동독이 가지고 있던 영토는 5개의 주가 되어 서독으로 편입됩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공식 날짜1989년 11월 9일 이지만, 이후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독일이 하나가 되었음을 기념하는 공식 통일 기념식 날짜는 1990년 10월 3일로 정했습니다.

내일 10월 3일은 한국에서는 단기 4349년 개천절이자, 독일에서는 독일통일 26주년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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