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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과통일

독일 분단의 흔적, 베를린

독일의피터펜 2016.09.20 07:00

독일 분단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은 통일되었습니다. 하지만, 베를린에는 여전히 독일 분단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사람들을 대부분 베를린 분단의 흔적으로 베를린 장벽을 떠올리겠지만, 그보다 깊은 분단의 흔적이 베를린의 일상에 남아있습니다.


분데스리가 최약체 축구팀

독일에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축구 리그가 있습니다. 이른바 분데스리가(Bundesliga)라고 독일 축구리그이지요. 물론 가장 잘하는 팀을 꼽으라면, "바이에른 뮌헨" 팀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베를린이 수도인데... 혹시 베를린 연고지 팀을 아시는 분 있나요?

수도 베를린 연고팀이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아래의 지도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독일의 분단은 한국과는 달리 딱 2등분이 아니라, 독일을 무찌른 연합국 4개국이 독일과 베를린을 4등분 했습니다. 미국, 프랑스, 영국 쪽을 서독, 소련(러시아) 쪽을 동독이라고 부릅니다. 동독 영토 한 가운데에 있는 수도 베를린을 점령군이 다시 4분할하여 미국, 프랑스, 영국 쪽을 서베를린, 소련 쪽을 동베를린이라고 불렀지요.

그런데 분데스리가는 서독 쪽 축구리그입니다. 그러니... 동독 공산진영 한 가운데 섬처럼 홀로 외로이 있는 서베를린을 연고지로 뛸 용기를 가진 선수가 많이 없었지요. 돈을 아무리 줘도 말이지요. 물론 줄 돈이 없는 가난한 베를린이기도 했구요.

그러니 베를린 축구팀 "헤르타 BSC"는 늘 강등권에서 오락가락 하는 신세였답니다. 물론 올해는 미쳤는지, 2등까지 하긴 했지만... ^^


베를린 트람

여행을 오셔서 베를린에서 트램을 만나신다면, 그곳은 과거 동베를린 지역입니다. 유럽여행의 낭만과도 같은 풍경인 트램은 서베를린쪽에는 전혀 없습니다. 버스와 지하철로 대중교통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요?

공식적인 설명으로는 과거 동베를린 지역은 트램을 선호했고, 서베를린 지역은 트램보다는 버스를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베를린 대중교통 사이트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비공식적인 이유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램은 전기로 달립니다. 그리고 전기는 트램이 다니는 노선 전체에 공급되어야 하므로 상당한 전력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발전소는 물론이고, 당연히 선로라는 물리적인 인프라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동독지역의 고립된 섬이 되어버린 서베를린 지역에 발전소를 비롯한 전력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은 아무래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무리가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차하면 섬이 뺏겨 버리면, 남 좋은 일이 되어 버릴 텐데, 그런 곳에 인프라를 구축할 이유가 없겠지요.


서로 다른 단어

작은 베를린 지역에서도 동서가 다른 말을 쓰는 것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방의 개수를 이야기할 때 서독에 살았던 사람은 Zimmer(침머) 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동독에 살았던 사람들은 Raum(라움)이라는 단어도 종종 사용합니다.

지하철 한 달 정액권을 의미하는 용어도 저는 주로 Monat Karte(1개월 카드)라는 단어를 쓰지만, 서독지역 친구는 Umwelt Karte(환경카드(?))라는 용어를 자주 씁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작은 것이지만, 여전히 차이를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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